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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4

부서지기 쉽지만 무너지지 않는, 권세정 <아그네스 부서지기 쉬운 바닥> 부서지기 쉽지만 무너지지 않는 권세정, , 인사미술공간, 2019.4.19 – 5.18 글 조은채 끝에서부터 시작하는 이야기 아그네스 부서지기 쉬운 바닥. 이 모호하고 분절된 제목을 이해하기 위해서 끝에서부터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이야기가 이야기가 되는 것은 끝이 알려졌을 때”이고 신데렐라는 이야기가 되기 위해서 유리구두를 잃어버려야만 했다는 존 버거(John Berger)의 말을 떠올리면서. ① 권세정의 첫 번째 개인전 은 작가의 작업 경향을 전반적으로 아우르기 때문에 전시의 끝, 다시 말해 결론을 찾기는 쉽지 않다. 서문을 살펴보면 이번 전시의 키워드가 ‘엄마(혹은 어머니, 여성)’, ‘피해자의 이미지’, ‘늙은 개, 밤세’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인사미술공간의 지하와 1층 그리고 3층을.. 2019. 7. 3.
히와 케이(Hiwa K)의 <위에서 본 장면>에 관한 노트 히와 케이(Hiwa K)의 에 관한 노트≪보이스리스 - 일곱 바다를 비추는 별≫ 서울시립미술관, 2018.06.26 - 08.15 글 조은채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에서 열렸던 전시 ≪보이스리스 - 일곱 바다를 비추는 별≫(이하 ≪보이스리스≫)에서는 히와 케이(Hiwa K)의 세 가지 작업을 볼 수 있다. 이라크 쿠르드족 출신으로 베를린에 정치 망명 중인 작가 히와 케이에게 그의 경험은 작업의 주된 레퍼런스였다. ≪보이스리스≫에 전시된 , , 과 같은 세 영상 작업 역시 이라크, 이라크 쿠르드족, 혹은 난민문제를 다루고 있다. “포스트식민주의”를 “현실의 구체적 정황을 참조하는 유동적이고 탄력적인 틀”로 삼아 동시대의 “목소리 없는 존재”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보이스리스≫에서 히와 케이는 들리지 .. 2018. 8. 16.
갤러리 공간에 대한 사고 실험, <포인트 카운터 포인트> 갤러리 공간에 대한 사고 실험, 아트선재센터, 2018.3.3 - 4.8 글 조은채 는 그 제목이 암시하듯 ‘대위법(counterpoint)’으로 전시를 풀어냈다. 대위법은 음의 수평적 결합을 중시하는 작곡 방식으로, 선율적인 독립성을 갖춘 여러 성부를 필요로 한다. 음표 대 음표라는 이 구호 아래에서 구성된 전시에서 음표 혹은 선율이 무엇인지는 꽤 분명해 보인다. 간편하지만 동시에 가장 정확해 보이는 선택지는 김동희, 김민애, 오종, 이수성, 최고은이라는 다섯 명의 작가를 각각의 선율로 가정하는 것이다. 대위법적 음악이 결국 다성음악을 가리킨다는 점에서 다른 성격을 지닌 다섯 작가가 라는 하나의 완결된 전시로 조화를 이룬다고 결론지어버릴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전시가 아트선재센터의 2층과 3층에서 무척.. 2018. 7. 1.
순례자의 현실감각, 김희천 <홈> 순례자의 현실감각김희천, , 두산갤러리, 2017.11.29 – 12.23 글 조은채 40분가량의 영상 작업 ‘홈(HOME)’(2017)에는 작가가 만들어낸 가상의 애니메이션 ‘호-무(ホーム)’가 삽입되어 있다. ‘호-무(ホーム)’의 주인공 에리카가 서울에서 실종된 할아버지를 추적하는 소녀 탐정이라면, ‘홈’의 화자는 ‘호-무’의 극성 팬으로 현실에서 에리카의 여정을 직접 반복하는 일종의 성지순례자이다. 김희천이 ‘홈’에서 그리고 ‘홈’ 속의 애니메이션 ‘호-무’에서 사용한 “실제 도시를 그대로 배경으로 쓰”는 방식은 별도의 세계관 없이도 보는 이가 ‘홈’ 또는 ‘호-무’를 현실적으로 느끼도록 만든다. ‘홈’은 현실의 관객이 ‘홈’을 보기 위해 두산아트센터에 오는 경로까지도 충실하게 구현하면서, 관객이 .. 2018. 2. 2.